맛집 / / 2021. 5. 27. 22:44

서울 중구 중부소방서 / 신당 인근 맛집 "돈까스 전문 THE 92 산들바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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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날이 왔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도시락을 싸왔거나, 재택근무로 회사에 나오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혼자 먹게 되었습니다.

오늘 방문한 집은 “돈까스 전문 the92 산들바다” 라는 돈까스 전문점입니다. 가게는 신당역 8번 출구 바로 앞, 중부소방서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중부소방서에서 가게를 바라본 전경
신당역 8번출구 앞, 중부소방서와 돈까스전문 간판이 보인다.

 

간판은 돈까스 전문이라고 글씨가 크게 쓰여있고 "the 92 산들바다"는 작게 쓰여있습니다. 뭘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집은 점심시간이면 항상 웨이팅이 있는데요. 오늘은 조금 일찍 나와서 마지막 한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등심, 안심, 치킨, 치즈 까스가 있고 김치와 김치 치즈 나베가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사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필자는 치즈 가스를 시켰습니다.

돈까스전문 the 92 산들바다 메뉴
돈까스전문 the 92 산들바다 돈까스 소개


평소 두 세명이 같이 먹을 때는 이 집에 오지 못했는데요. 그 이유는 홀에 4인용 테이블 5개가 전부입니다. 넓은 공간에 있는 게 아니라 아담한 공간에 테이블이 있다 보니 몇 팀만 방문해도 홀은 금세 다 차 버립니다. 4인용 테이블이라고 해도 2명, 3명씩 많이 오니 실제 안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은 10명 내외입니다. 저는 혼자 방문을 해서 4인용 테이블을 나눠서 하나는 2분이 하나는 저 혼자 이렇게 앉았습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 숟가락과 젓가락을 세팅했는데요. 이곳은 쇠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데 모두 종이에 쌓여 있었습니다. 동네 작은 맛집이어서 이런 것 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헛기침 한번 하기 힘든 요즘에 위생에 신경 쓴 모습이 좋아 보였습니다.

 

 

치즈까스가 나왔습니다. 양이 작아 보일 수 있으나 두께를 생각하면 양이 엄청 많은 편입니다. 밥도 많고 샐러드와 마카로니도 듬뿍 담겨 있습니다.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소스를 따로 준다는 것인데요. 보통 동네 돈까스 집에서는 소스를 부어서 주기 마련인데 이곳은 찍어 먹을 수 있도록 소스를 줍니다. 소스가 부족할 것 같은데 제가 먹은 바로는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딱 적당한 양입니다. 

 

 

먹어보았습니다. 튀김은 바삭하면서 아주 조금은 딱딱한 감이 있습니다. 연하고 부드러운 튀김은 아닙니다. 고기와 치즈는 실합니다. 메뉴판 옆에 고기는 제주산 냉장 등심과 흑돈 안심을 산지에서 직송하여 사용한다고 했는데 정말 부드럽습니다. 사실 치즈가 덩어리채 안에서 흘러내리고 고기가 부드럽다 보니 고기의 식감은 많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튀김의 바삭함과 고기의 부드러움, 치즈의 고소함이 더해진 궁합이 꽤 괜찮습니다. 

 

 

사실 저는 이 집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에 하나가 샐러드, 마카로니와 소스였습니다. 샐러드는 신선하고 소스가 시중에서 파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자극적이고 짜지 않았습니다. 마카로니도 양이 많아서 튀김과 같이 먹는 게 느끼할 수 도 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소스만 따로 설명드리자면 이 집이 맛집으로 올라온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메뉴판 옆에 소스는 데미글라스 소스를 베이스로 하여 토마토, 타바스코, 우스터소스를 넣고 10가지 향신료와 함께 저온 숙성한다고 되어있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달달하면서 새콤한 돈까스 소스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맛집에 계속 가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기에 평소 자극적이거나 짠 음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집의 소스가 그렇습니다.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돈까스 맛은 있는데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다 보니 늦게 온 손님이 빨리 나가라며 자꾸 눈치를 주는 것 같고 홀을 담당하시는 아주머니께서는 혼자서는 좀 버거워 보이셔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빨리 온 손님은 제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말 느긋하게 즐기시고 있었습니다. 바쁠 시간에 혼자 앉아서 느긋하게 먹는 게 마음이 조금 그래서 정말 흡입하고 나왔습니다. 홀이 좀 더 컸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홀에 책장이 있는데요. 그냥 장식용이겠거니 하고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 확인해보니 전부 요리에 관한 책이더라고요. 그것도 튀김과 초밥, 이태리 요리 등등... 이것을 보고 나서야 홀을 담당하시는 아주머니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요리사 분께서 직접 돈까스를 들고 손님에게 드리는지 알 것 같습니다. "튀김의 기술"이란 책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맛도 좋고 방문도 추천드리지만 점심에 가시는 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되시면 느긋한 2시쯤 방문하셔서 여유 있게 즐기시는 게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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